장관·의원 겸직에서 보조금·가족 문제로 확산…확인된 사실과 의혹은 구분해야
지난 8월 30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출발점은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용 후보자는 소속 정당의 존립을 이유로 들었지만, 정치권에서는 장관과 의원 두 자리를 모두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왔다. 여기에 정당 국고보조금과 배우자의 당직 문제까지 겹치면서, 논란은 겸직 가능 여부를 넘어 공직자의 책임과 특혜 문제로 번지고 있다.

먼저 국회의원이 장관을 겸하는 것 자체는 현행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국회법 제29조는 국회의원의 다른 직책 겸임을 제한하면서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은 예외로 두고 있다.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을 구분해 금지하지도 않는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은 사퇴하더라도 선거 당시 후보 명단의 다음 순번이 의석을 이어받을 수 있어, 장관으로 입각하면 의원직을 내려놓는 관행이 있었다. 이번 논란에서 법적 허용 여부와 정치적 적절성이 별개의 문제로 다뤄지는 이유다.
용 후보자가 내세운 사정은 기본소득당에 자신 외에는 국회의원이 없다는 점이다. 그는 2024년 총선에서 여러 정당이 참여한 비례대표 선거용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후보로 당선된 뒤 기본소득당으로 돌아왔다. 이 때문에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기본소득당 사람이 아니라 당시 명단에 있는 민주당 몫의 후순위 후보가 의석을 승계하게 된다. 기본소득당은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는 원외정당이 되는 것이다. 용 후보자는 자신의 결정이 당의 진로와 직결되는 소수정당의 어려움을 이해해 달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비판하는 쪽은 정당의 사정만으로 두 공직을 모두 유지하는 선택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비례대표 의석은 개인의 자리가 아니라 정당과 그 정당이 대표하는 가치에 주어진 자리라는 주장이다. 국민의힘뿐 아니라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일부에서도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거나 겸직에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겸직이 법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라며, 소수정당 출신의 젊은 장관 후보자가 보여줄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여권 안에서도 관행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과 다른 정치적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 갈리는 셈이다.

국고보조금 논란은 숫자의 의미를 정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본소득당이 올해 3분기에 받은 정당보조금은 약 2억8000만원으로,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11억원이다. 이는 용 후보자 개인에게 지급되는 돈이 아니라 정당에 배분되는 보조금이다. 용 후보자가 사퇴해 기본소득당의 수급이 중단되더라도 그 금액만큼 국가 지출이 줄어드는 구조는 아니다. 미리 정해진 보조금 총액을 다른 정당들이 나눠 받게 된다. 따라서 보조금 유지가 당 운영에 중요하다는 사실과, 이를 곧바로 추가적인 국고 손실이라고 부르는 주장은 구분해야 한다.
가족 관련 논란도 별도로 검증해야 할 사안이다. 용 후보자가 낸 특별당비와 배우자의 당직 급여 사이에 부적절한 자금 흐름이 있었는지 조사해 달라는 고발이 제기됐다. 배우자의 당직과 급여를 둘러싼 비판에 기본소득당은 창당을 함께한 동료가 능력에 따라 당직을 맡은 것이라며 반박했다. 2023년 가족여행 중 김포공항 귀빈실을 이용한 일도 다시 논란이 됐는데, 용 후보자는 당시 자신의 불찰이라며 사과한 바 있다. 이들 문제는 임명 과정과 실제 업무, 자금 집행 내역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고발이 제기됐다는 사실만으로 위법이 입증된 것은 아니다.
결국 이번 논란은 법이 허용하는 선택이라도 공직자가 그 이유와 책임을 충분히 설명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모인다. 용 후보자에게는 당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장관 업무와 의정활동을 어떻게 수행할지, 제기된 의혹을 어떤 자료로 해소할지 보여줘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동시에 정치권도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처럼 단정하기보다 후보자의 정책 역량과 공적 자금 사용의 적절성을 검증해야 한다. 한 사람의 거취뿐 아니라, 여러 정당이 공동으로 낸 비례대표가 사퇴할 때 의석을 어떻게 승계할 것인지도 이번 논란이 드러낸 제도적 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