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난방·무료급식·복지 지원에도 장기 체류 반복…주거 넘어 관계 단절 문제 부상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역이 밤이 되면 장기 노숙인들이 머무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낮에는 여행객과 출퇴근 인파로 붐비는 대표 교통시설이지만, 심야에는 의자와 대합실, 지하통로 곳곳에 침구와 짐을 펼쳐놓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면서 위생과 안전, 시설 이용권을 둘러싼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는 심야 시간 일부 이용자들이 의자와 구석 공간을 장기간 점유하고, 여러 개의 짐과 침구를 쌓아둔 모습이 확인됐다. 공용 화장실에서 세면을 하거나 장시간 생활공간처럼 이용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이 때문에 늦은 시간 공항에 도착한 일반 여행객이 눕거나 쉴 수 있는 공간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항은 노숙이 장기화되기 쉬운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냉난방이 유지되고 무료 식수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으며, 비교적 치안이 안정적이고 대중교통 접근성도 높다. 제2터미널 역시 제1터미널보다 정돈된 분위기지만 심야에는 일부 장기 체류자가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캡슐호텔이나 스파 등 유료 휴식시설은 예약 경쟁이나 비용 문제로 이용에 한계가 있다.
서울역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늦은 밤이 되면 역전 광장과 지하 환승통로 일부가 종이상자와 침낭, 개인 짐으로 채워지고, 일부 장기 노숙인은 특정 공간을 사실상 생활구역처럼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간 화장실 이용이 제한되는 시간에는 통로 주변에서 방뇨 흔적과 악취가 발생하고, 추위와 밝은 조명, 소음까지 겹치면서 열악한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안전 문제도 적지 않다. 음주와 고성방가, 노숙인 간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고 개인 소지품 분실이나 도난 우려도 제기된다. 새벽이 되면 노숙인들이 상자와 침구를 정리하고 청소 인력이 세척 작업을 진행하면서 출근 시간대에는 다시 평범한 역사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밤이 되면 같은 풍경이 반복되면서 관리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 지원이 있음에도 거리 생활이 계속되는 배경은 복합적이다. 제공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노숙인 지원과 자활·생계·주거 지원 등에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일부는 쉼터의 금주·통금 등 생활 규칙을 부담스러워하거나 공동생활을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주거를 지원받은 뒤에도 외로움과 고립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서울역 주변으로 나오는 사례가 있다는 현장 증언은 노숙을 단순히 ‘집이 없는 문제’만으로 볼 수 없음을 보여준다.
전문가와 현장 관계자들이 지적하는 핵심도 결국 사회적 관계망이다.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알코올 의존과 건강 문제에 대한 치료, 지속적인 생활관리, 일자리와 공동체 연결까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공항과 서울역의 반복되는 야간 노숙 문제는 단순 퇴거나 청소가 아닌 주거·복지·건강·관계 회복을 함께 묶는 장기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과제를 드러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