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합의 주장했지만 법원 “사전 동의 없는 게시는 계약 위반”…돌고래유괴단 2심도 10억원 배상
걸그룹 뉴진스의 뮤직비디오를 둘러싼 어도어와 광고제작사 돌고래유괴단의 법적 분쟁에서 어도어가 항소심에서도 일부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5-3부는 29일 어도어가 돌고래유괴단과 신우석 감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돌고래유괴단이 어도어에 1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쟁은 2024년 8월 돌고래유괴단 측이 뉴진스의 곡 ‘ETA’ 뮤직비디오 감독판을 유튜브 채널 ‘반희수’에 게시하면서 시작됐다. 어도어는 해당 영상이 사전 승인 없이 공개돼 용역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고, 같은 해 9월 돌고래유괴단과 신 감독을 상대로 계약 위반과 명예훼손 등에 따른 약 1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돌고래유괴단 측이 당시 어도어 대표였던 민희진 전 대표에게 구두로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계약상 필요한 사전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감독판 영상을 추가해 공개한 것은 계약상 의무를 위반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특히 협업사인 애플과 관련된 요소가 포함된 영상을 별도 승인 없이 게시한 점도 판단 근거로 작용했다.
돌고래유괴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영상 게시에 대한 합의가 있었으며 해당 채널에 콘텐츠를 공개하는 것도 기존 협업 과정에서 합의된 사항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민 전 대표 역시 1심에서 뮤직비디오 감독이 개인 채널 등에 영상을 공개하는 것이 업계에서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는 취지로 증언했지만, 1·2심 재판부 모두 계약서에 명시된 의무를 우선해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배상액은 1심과 같은 10억원으로 유지됐지만 판단 논리에는 일부 차이가 있었다. 항소심은 계약에 따른 위약금 규모가 약 4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보면서도 이 가운데 10억원 범위만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나머지 부분은 지나치게 과도해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에 반하는 수준이라고 보고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어도어가 별도로 제기했던 명예훼손 관련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1심은 신 감독 측의 발언으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어도어가 청구한 1억원에 대해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신 감독 개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역시 기각했다. 항소심에서도 돌고래유괴단의 계약 위반에 따른 10억원 배상이라는 큰 틀의 결론은 유지됐다.
이번 판결로 2024년부터 이어진 ‘ETA’ 감독판 공개 논란은 다시 한번 어도어 측에 유리한 판단을 받게 됐다. 다만 항소심 판결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돌고래유괴단 측이 판결에 불복할 경우 대법원 판단을 받을 수 있다. 향후 돌고래유괴단과 신 감독 측이 상고에 나설지 여부가 이번 분쟁의 다음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