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28.6%·구글 12.6% 급락…기술주 흔들
실적 부진·AI 투자 부담에 시장 불안 확산
미국 증시가 인텔과 구글의 잇따른 주가 폭락으로 충격에 빠졌다. 지난 10월 29일(현지시간)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12.6% 급락했고, 30일에는 인텔이 28.6% 폭락했다. 특히 인텔은 1974년 이후 5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두 기업의 주가 급락은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며 기술주 전반으로 확산됐다.

인텔의 폭락 원인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실적 전망이다. 인텔은 올해 3분기 매출 165억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21% 성장했다. 그러나 4분기 매출 전망을 150억~160억 달러로 제시하면서 시장 예상치인 약 171억 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실적 자체보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실망감이 주가를 끌어내린 것이다.
여기에 PC 시장 침체와 생산 차질까지 겹쳤다. 인텔의 PC 관련 사업 매출은 5% 감소했으며, 이스라엘 반도체 공장 사고로 서버용 제품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회사 측은 PC 시장의 부진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인텔은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183조 원이 사라지는 충격을 겪었다.
구글 역시 매출 증가에도 주가가 폭락하는 이례적인 상황을 맞았다. 알파벳의 3분기 매출은 약 1,276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25%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핵심 수익원인 검색·광고 사업이 예상보다 부진했다. 클라우드 사업은 성장했지만 주력 광고 사업의 성장 둔화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했다.
더 큰 문제는 막대한 AI 투자 비용이다. 구글은 데이터센터와 AI 기술 개발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면서 3분기 잉여현금흐름이 약 9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AI 검색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기존 광고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AI 사업의 성장 가능성보다 투자한 돈을 언제 회수할 수 있는지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충격은 미국 반도체와 기술주 전체로 번졌다. 10월 30일 나스닥지수는 약 2.9%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 넘게 급락했다.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반도체 기업도 동반 하락했다. 그동안 AI 산업의 성장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기술주들이 실적과 수익성에 대한 의문에 직면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은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락이 AI 산업의 성장 기대가 실제 수익성을 검증받는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인텔은 PC 수요 회복과 생산 정상화가, 구글은 검색 광고 수익 개선과 AI 투자 성과가 주가 회복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AI 산업의 장기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막대한 투자에 걸맞은 실적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기술주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