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정상회담…첨단산업·호르무즈 공조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6일 프랑스 국빈 방문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국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9일까지 현지 일정을 소화한다. 이번 방문은 한국 영화·영상 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넓히고,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협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중동 정세와 관련한 안보 협력도 주요 관심사다.

이번 방문은 지난 4월 마크롱 대통령의 방한 이후 5개월 만에 이뤄지는 답방이다. 수교 140주년을 맞은 양국은 당시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 높였다. 프랑스는 유럽연합(EU)의 주요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방문은 양국의 친선을 확인하는 것을 넘어, 유럽에서 한국의 경제·안보 협력 기반을 넓히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첫 핵심 일정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에서 열리는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이다. 두 정상이 공동 의장을 맡으며, 30여 개국에서 영화·영상·게임업계 관계자와 정책결정자 등 주요 인사 15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AI가 영상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산업의 수익구조 등을 논의한다. 한국으로서는 작품을 수출하는 데서 나아가, 영상산업의 미래와 국제 협력 방향을 제안할 기회라는 의미가 있다.
8일에는 파리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단독 오찬에 이어 확대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부가 제시한 주요 협력 분야는 AI·우주·원자력·바이오다. 같은 날 양국 기업 20여 곳이 참여하는 경제인 회의도 열린다. 청와대는 두 나라가 첨단기술 분야에서 경쟁하면서도 공동 연구와 기업 협력에서는 서로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정상 간 논의가 실제 연구사업과 투자, 시장 진출 기회로 이어지느냐다.
안보 분야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안전을 위한 협력이 주목된다. 프랑스는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위한 국제 공조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한국과 협의해 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4일 양 정상이 파병 문제를 직접 논의할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협의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파병이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9일에는 프랑스 하원의장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을 만나고, 현지 동포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는다. 정부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청년과 과학기술 분야의 교류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상 간 만남뿐 아니라 의회와 국제기구, 동포사회까지 접촉 범위를 넓혀 양국 협력이 지속될 기반을 마련하는 일정이다.
공개된 의제를 종합하면 이번 방문의 핵심은 문화적 교류를 경제적 기회로 넓히면서 안보 협력의 범위도 조율하는 데 있다. 다만 출국 시점에는 정상회담과 주요 협의가 아직 열리지 않은 만큼, 정부의 기대를 이미 확보한 성과로 보기는 이르다. K콘텐츠의 해외 진출과 첨단산업 공동사업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나오는지, 호르무즈 공조에서 한국의 역할이 어떻게 논의되는지가 이번 방문을 평가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