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7명 만장일치…7·8월 연속 인상 효과 점검
물가·성장 전망 상향 시사…추가 인상 시기·속도는 경제지표 보고 판단
한국은행이 22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앞선 두 차례 금리 인상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로 했지만, 물가 상승 압력과 수도권 주택시장 불안 등을 고려해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에는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찬성했다.
한은은 지난 7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8월 27일에는 3.00%로 인상했다. 두 차례 회의에서 각각 0.25%포인트씩 올린 뒤 이번에는 동결을 택했다.
금통위는 중동 사태와 주요국 통화·재정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동결 배경으로 제시했다. 국내 성장세와 물가 흐름을 지켜보면서 대외 위험요인의 전개 상황, 기존 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동결을 “호미질의 결실”이라고 표현했다. 7·8월 선제적인 금리 인상으로 정책 여력을 확보했고, 국내 경제 여건에 맞춰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설명이다. 신 총재는 앞선 대응이 금융시장과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신 총재는 성장세와 물가 오름세가 지난 8월 예상보다 강해진 만큼 현재의 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2.8%를 기록했다. 한은은 누적된 비용 상승이 가격에 반영되고 수요 측 압력도 커지면서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도 기존 전망치인 2.3%, 2.5%를 각각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판단은 기존보다 강해졌다. 반도체 경기 호조로 수출과 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소득 여건 개선에 따라 소비 회복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은 지난 8월 제시한 3.3%, 2.9%를 각각 상당 폭 웃돌 것으로 봤다. 구체적인 수정 전망치는 11월 회의 때 발표할 예정이다.
주택시장과 가계부채도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로 남았다. 금융권 가계대출 전체는 기타대출 순상환으로 감소했지만, 주택 관련 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도 다시 확대돼 금융불균형 위험을 계속 살펴야 한다는 것이 금통위의 판단이다.
향후 금리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추가로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신 총재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과 10월 물가동향 등을 통해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들 지표와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며 다음 금리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