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수준 단가 고수…중국 내수 주문이 배경
애플 저가 공급처 확보 난항…협상 세부 조건은 미확인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CXMT)가 애플의 D램 가격 인하 요구를 거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고객사의 주문으로 생산 여력이 빠듯해지면서 애플과 같은 대형 고객에게도 할인 혜택을 제공할 유인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25일 대만 테크뉴스가 전한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CXMT에 메모리 가격을 문의했으나 기대했던 가격 인하를 얻어내지 못했다. 해당 매체는 산업 분석가를 인용해 CXMT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을 제시하고 인하에 나서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8월에도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 등에 사용할 LPDDR5X 등 모바일 D램 공급을 논의했지만 가격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애플은 기존 공급사보다 낮은 단가를 기대했으나, CXMT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가격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가격 정책의 배경으로는 중국 내 고객사의 수요가 꼽힌다.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이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면서 CXMT가 추가 해외 주문에 대응할 여력이 제한됐다는 설명이다. 기존 고객의 주문만으로도 상당한 생산물량을 소화할 수 있어 가격을 낮춰 신규 고객을 확보할 필요성이 줄어든 셈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글로벌 메모리 수요 증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공급이 빠듯해지면서 대규모 구매 물량을 앞세운 고객사의 가격 인하 요구가 과거처럼 받아들여지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CXMT 역시 기존 고객에 대한 공급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애플의 공급망 다변화와 원가 절감 전략에도 제약이 생겼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매일경제는 신규 공급사를 활용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려던 애플의 전략이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힘을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업체를 저가 대체 공급처로 활용하기 어려워지면서 기존 공급사에 대한 가격 인하 압박도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양사는 협상 결렬의 구체적인 조건이나 공급계약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중국 제몐신문도 지난 26일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CXMT가 직접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확인된 보도는 가격 협상 과정에 관한 것으로, CXMT가 애플과의 거래를 전면 배제한다는 공식 방침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