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투자비 우려에 반도체주 동반 하락
코스피가 3일 전 거래일보다 210.29포인트(3.59%) 떨어진 5648.79에 마감했다. 전날 2.24% 상승했던 흐름이 하루 만에 꺾였고, 코스닥도 4.08% 내린 704.39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의 투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국내 반도체주로 번지면서 시장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전날 반등을 이끌었던 기관이 매도 우위로 돌아서고 외국인도 주식을 내다 팔면서 하락 압력이 커졌다. 개인은 순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 못했다. 코스피는 장중 5615.80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일부 줄여 마감했다.
투자심리를 흔든 배경에는 미국 기업들이 AI 사업에 쏟는 막대한 비용이 있다. 오라클은 2일(현지시간) 주식과 회사채 발행으로 각각 100억달러씩, 총 200억달러를 조달한다고 발표했고 이날 주가는 8.76% 하락했다. 데이터센터와 장비 투자가 커지는 만큼 실제로 벌어들이는 돈도 따라올 수 있느냐는 의문이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 우려는 AI용 메모리를 공급하는 국내 반도체 기업에도 영향을 준다. 고객인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이 투자 속도를 늦추면 장기적인 반도체 수요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시장이 걱정하는 가능성으로, 이번 주가 하락만으로 고객사의 투자 축소나 국내 기업의 주문 감소가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
이날 삼성전자는 4.15%, SK하이닉스는 5.03% 하락했고 삼성전기와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11% 올라 모든 업종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었다. 지수 하락 폭만 보기보다 보유 종목의 이익 전망이 바뀌었는지, 시장 불안에 함께 밀렸는지를 나눠 살펴야 하는 이유다.
이번 조정이 더 이어질지를 두고는 분석이 엇갈린다. AI 투자비와 현금 부족을 걱정하는 시각이 있는 반면, 도이체방크는 최근 미국 기술주 하락에 위험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어느 쪽도 향후 주가를 보장하는 판단은 아니며, 빚을 내 투자한 경우에는 추가 하락으로 담보가 부족해져 주식이 강제로 매도될 위험도 있다.
앞으로는 미국 주요 기술기업의 실적과 투자 계획, 국내 반도체 기업의 수요 전망, 외국인 매도세의 지속 여부가 핵심 확인 사항이다. 미국 현지시간 3일 치러지는 중간선거도 단기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변수다. 선거가 끝나 불확실성이 줄더라도 기업의 투자비 부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실제 이익과 현금 창출력이 뒷받침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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