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60명 단계적 이전 추진…주거·민원 대책 쟁점
정부가 중앙행정기관 31곳, 정원 기준 공무원 5460명의 세종 이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주거·교육 대책과 행정서비스 유지 방안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행정안전부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공청회에서는 이전 취지에 대한 평가와 함께 준비 기간 부족, 가족의 생활 기반 변화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이번에 의견을 듣는 대상은 지난 10월 발표한 전체 이전 대상 44개 기관 중 현행 법령으로 옮길 수 있는 31곳이다. 외교부·국방부·법무부 등 나머지 13곳은 관련 법령 정비 뒤 별도로 추진한다. 전체 계획이 31곳으로 줄어든 것이 아니라, 법적 절차에 따라 나눠 진행하는 것이다.
이전 시기도 기관마다 다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개인정보보호위원회·금융위원회 등 23곳, 1831명은 민간 건물을 빌려 2027년까지 옮기는 계획이다. 감사원·경찰청·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8곳, 3629명은 새 청사를 확보한 뒤 2031년까지 이전할 예정이다.
공무원과 가족에게 가장 급한 문제는 집과 학교다. 공청회에서는 짧은 기간 안에 거처를 구하고 자녀 전학과 맞벌이 배우자의 거취까지 결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대주택 확대와 교육·보육 지원, 충분한 준비 기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구체적인 지원 조건이 모두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정부도 주거 수요를 조사하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행복청은 공청회에서 2027년 약 2300호의 임대주택 공급이 예정돼 있고, 2028년 이후에는 매년 약 4000호 이상의 주택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물량이 이전 직원 모두에게 배정된다는 뜻은 아니어서, 실제 입주 시기와 대상이 기관 이전 일정에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국민이 받는 서비스가 불편해지지 않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 정부는 기관을 모아 정책 협의와 조정의 효율을 높이겠다는 입장이지만, 공청회에서는 금융시장 대응과 대국민 서비스처럼 현장 접근성이 중요한 기능을 따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부 부서의 서울 잔류 방안도 검토 중이며, 과천시는 기관이 떠난 뒤 도시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이전계획 변경안은 아직 최종 고시 전이다. 국민은 4일까지 국민신문고 ‘국민생각함’과 행안부 홈페이지를 통해 의견을 낼 수 있으며, 정부는 의견 검토와 관계기관 협의, 대통령 승인 등을 거쳐 변경안을 고시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기관별 실제 이전일과 주거·교육 지원책, 민원 창구 운영 방안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마련되는지가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