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한 타격 속 협상 지속…국내 기름값 영향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이 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케슘섬을 공습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협상 기대에 급락했던 국제유가는 공습 소식 이후 일부 반등했다. 대화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군사 충돌과 에너지 공급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케슘섬은 이란의 해군·미사일 시설이 자리한 군사 거점이자 주요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요충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이 해협을 통과한 석유는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했다. 이 지역의 충돌이 커지면 선박 운항과 에너지 운송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유다.
공습 배경에 대해 로이터가 인용한 미국 관리는 이란의 지대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방어 조치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일부 관리들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작전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공격 표적과 인명·시설 피해 규모는 이들 보도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공격이 곧바로 대규모 전투 재개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미국 관리들의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일 중간선거 이후 이란 공격 재개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으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이란은 앞서 추가 공격을 받으면 전쟁이 더 넓은 지역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해 확전 위험은 남아 있다.
협상은 진행 중이지만 종전 합의가 성사된 단계는 아니다. 카타르 중재단은 2일 밤 테헤란을 찾아 이란 측과 합의안을 논의했으며,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와 제재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란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둘러싼 조건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유가는 협상 기대와 군사 충돌 소식에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브렌트유 선물은 2일 거래에서 종전 기대감으로 7.63% 떨어진 배럴당 104.77달러에 마감했지만, 공습 보도 이후인 3일 오전 10시 4분(한국시간)에는 105.25달러로 약 0.5% 올랐다. 전날 급락분 일부를 되돌린 것으로, 이 움직임만으로 유가가 다시 급등세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국내 기름값도 이번 공습 소식만으로 즉각 급등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10월 17일부터 4주간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을 동결해 국제 가격 변동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부담을 줄이고 있다. 앞으로는 추가 공격 여부와 협상 진전,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선박 운항 상황을 함께 살펴야 국내 에너지 가격에 미칠 영향을 가늠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