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협력 강화…최종 수주·지원 규모 미정
한국과 튀르키예가 3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전 사업의 금융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 기업이 튀르키예 신규 원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금 조달 논의를 뒷받침하는 조치다. 다만 이번 합의는 협력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한국의 원전 수주나 금융지원 실행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날 한국수출입은행과 튀르키예 원자력공사가 체결한 양해각서(MOU)는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사업의 정보를 교환하고 금융지원이 타당한지 검토하는 내용을 담았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원자력 협력에 합의한 뒤 부지 평가와 실무협의 등을 이어왔다. 이번에는 사업 추진에 필요한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 논의를 구체화한 셈이다.
핵심 대상은 튀르키예 흑해 연안의 시노프 원전 사업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방한 전 한국을 유력한 협력 후보로 평가했지만, 다른 국가와의 협의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역시 지난달 자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만큼 한국이 단독 사업자로 정해졌다고 볼 수는 없다.
원전 수출에서 금융이 중요한 이유는 건설에 큰돈이 먼저 들어가고, 비용을 회수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누가 투자금을 부담하고 생산한 전기를 얼마에 팔 수 있는지가 사업성을 좌우한다. 실제 시노프에서는 과거 일본·프랑스 기업들이 추진하던 사업이 건설비 증가와 비용 부담 문제로 좌초된 전례가 있다.
한국 기업이 사업을 확보하면 원전 설계와 건설, 기자재 공급 등 여러 분야에서 일감을 얻을 기회가 생긴다. 그러나 계약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수익도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공사비가 늘거나 일정이 지연될 때 누가 추가 부담을 지는지, 투자금을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지를 계약 조건과 함께 따져야 한다.
이번 회담의 협력 범위는 원전에만 머물지 않았다. 양국은 방산 공동생산과 기술협력을 확대하고 제3국 시장에 함께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에너지와 과학기술, 천연자원·광업 분야에서도 협력 문서를 체결했지만, 개별 사업의 계약과 실행 성과는 앞으로 확인해야 한다.
원전 협력의 다음 관건은 사업성 검토 결과와 사업자 선정, 구체적인 금융 조건이다. 현재 공개된 합의만으로는 한국 기업의 최종 수주 여부나 대출 규모, 실행 시점을 확정할 수 없다. 협력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지는 본계약 체결과 함께 투자·비용 부담을 어떻게 나누는지가 드러날 때 판단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