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신용제재…밀린 임금 회수는 별도 절차
임금을 상습적으로 지급하지 않은 사업주 777명이 1년간 대출 등 금융거래에서 제약을 받게 됐다. 고용노동부는 3일 임금체불정보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들을 신용제재 대상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시행된, 유죄 확정 전에도 상습체불 사업주를 제재할 수 있는 제도가 처음 적용됐다.

대상은 직전 연도 1년 동안 퇴직급여를 제외한 임금을 3개월분 이상 체불한 사업주다. 체불 횟수가 5회 이상이면서 퇴직급여를 포함한 체불 총액이 3000만원 이상인 경우도 해당한다. 노동부는 대상자에게 미리 통지하고 3개월 이상의 소명 기회를 준 뒤 자료 검토와 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했다.
기존 제도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형사재판의 유죄 확정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기존 신용제재는 최근 3년 안에 임금체불로 두 차례 이상 유죄가 확정되고, 1년간 체불 총액이 2000만원 이상인 사업주에게 적용됐다. 기존 제재 기간은 7년이지만 이번에 새 기준으로 결정된 777명의 신용관리 등록 기간은 1년이다.
제재 대상자의 정보는 한국신용정보원에 등록돼 금융기관의 대출 심사 등에 활용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보조·지원사업 참여도 제한되고, 공공입찰의 사전심사와 낙찰자 결정 과정에서도 불이익을 받는다. 임금을 미루는 행위가 사업 운영에도 부담이 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사업주에 대한 제재가 노동자의 통장으로 밀린 월급을 자동 지급하는 조치는 아니다.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는 고용노동부 노동포털이나 사업장 소재지 관할 노동관서를 통해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 체불 사실을 확인받은 뒤에는 요건에 따라 국가가 사업주 대신 일정 범위의 임금을 지급하는 대지급금도 신청할 수 있다.
장기간 임금을 받지 못했다면 별도의 손해배상 절차도 살펴볼 수 있다. 명백한 고의나 일정 기간 이상의 체불 등 법에서 정한 요건에 해당하면 법원에 체불임금의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청구한다고 모두 3배를 받는 것은 아니며, 법원이 체불 경위와 기간, 사업주의 해결 노력 등을 따져 판단한다.
이번 조치의 효과는 제재 대상 숫자보다 실제로 밀린 임금이 얼마나 지급되고 반복 체불이 줄어드는지로 확인해야 한다. 정부는 신용제재와 함께 임금을 별도로 관리해 지급하는 제도 도입 등 구조적인 예방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재 강화가 피해 회복으로 이어지려면 사업주의 변제 이행과 노동자의 구제 절차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