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조사 준비 중 공병 중사·수색대대장 중상…국과수 감식이 북한군 귀속 여부 가를 핵심
사고는 일반적인 DMZ 순찰이 아니라 북한군의 MDL 이남 지뢰매설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유엔사 조사 준비작전 중 발생했다. 9월 21일 오전 10시 50분쯤 서부전선 육군 25사단 관할 DMZ의 MDL 이남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정확한 좌표는 공개되지 않아 언론이 보도한 ‘경기 파주 일대’ 이상으로 특정하기 어렵다. 군은 MDL 인근의 지형변화를 토대로 북한군의 지뢰매설 가능성을 유엔사와 협의해 왔으며, 사고 당시 간부 15명과 병사 3명 등 18명이 지뢰탐지기를 이용해 유엔사 현장조사를 위한 새로운 수색로를 개척하고 있었다.

부상자는 모두 한국군 간부 3명으로, 중상 2명·경상 1명이다. 중상자 중 한 명은 25사단 예하 수색대대장인 중령으로 발목 부위 절단상을 입었고, 다른 한 명은 선두에서 수색로를 개척하던 공병 중사로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합참에 따르면 두 사람은 수술 후 회복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자 1명은 입원치료를 받았고, 함께 투입돼 검사를 받은 나머지 장병들은 퇴원했다. 부상자들은 지뢰전투화와 지뢰덧신 등 규정된 방호장구를 착용하고 있었다.
폭발은 두 차례 있었지만 지뢰 두 발이 각각 터졌다고 확정된 것은 아니다. 작전 참가자 진술에 따르면 선두의 공병 중사가 먼저 폭발로 다쳤고, 수색대대장이 구조와 안전조치를 위해 이동하던 중 다시 폭발이 발생했다. 합참은 복수의 폭발물이 작동했는지 등을 추가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상자들은 DMZ에 투입된 응급헬기 등으로 국군수도병원에 후송됐으며, 사고 이후 추가 지뢰 위험 때문에 당초 예정됐던 유엔사 의심지역 조사는 순연됐다.
현재까지 폭발한 지뢰의 종류와 제조국은 확인되지 않아 ‘북한 목함지뢰’로 단정할 수 없다. 군은 현장에서 확보한 파편과 장구류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외피 성분과 폭약 잔류물, 폭발 양상 등을 감정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상 정도와 북한군의 최근 접경지역 활동을 근거로 북한군 대인지뢰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이는 전문가 분석일 뿐 공식 감식 결과가 아니다. 따라서 PMD-57이나 M14 계열 등 구체적인 지뢰 종류를 현 단계에서 특정하는 것도 어렵다.
북한 연계성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은 있지만 결정적인 직접증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북한은 최근 수년간 MDL 인근에서 지뢰를 포함한 접경 강화 작업을 벌여왔고, 유엔사도 2026년 6월 ‘DPRK Landmines Crossing MDL’을 조사 중인 사안으로 공개했다. 이번 사고지점도 북한군 지뢰매설 의심지역에서 수십m 떨어진 곳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군의 실제 매설 장면이나 북한제 부품·폭약을 확인한 공식 결과는 없다. 현재로서는 최근 북한군이 직접 매설했을 가능성과 북한 지뢰의 자연 유실, 과거에 묻힌 남북한 또는 전쟁 잔존지뢰 가능성이 모두 조사 대상이다.

2015년 ‘목함지뢰 도발’과 달리 이번 사건은 아직 북한의 의도적 공격으로 규정할 단계가 아니다. 2015년에는 유엔사 특별조사팀이 현장조사를 거쳐 북한군이 DMZ 남측 한국군 수색로에 목함지뢰를 최근 매설했다고 공식 결론 내리고 자연 유실 가능성도 배제했다. 반면 이번 사건은 파편 감식과 현장조사가 진행 중으로, 지뢰의 기종과 매설 시점·주체·경위를 확정한 공식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유엔군사령관 역시 부상 장병에게 위로를 전했지만 공개적으로 북한의 책임을 단정하지 않았다.
향후 군사·법적 대응의 수위는 결국 ‘누가, 언제, 어떤 경위로 지뢰를 놓았는지’에 달려 있다. 북한군이 최근 MDL을 넘어 고의로 지뢰를 매설한 사실이 확인되면 정전협정 위반 문제와 함께 유엔사를 통한 공식 대응과 군의 대비태세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자연 유실이나 과거 잔존지뢰라면 법적·군사적 성격은 달라진다. 군은 수색로 개척과 지뢰탐지·구조 절차 등 안전대책도 재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철저한 원인 규명을 지시했으며, 9월 24일 현재 북한 책임을 전제로 한 공개적인 보복 조치보다는 감식과 현장조사를 통한 원인 규명이 우선되고 있다.

